“하나, 자요?”꿈결에 들리는 목소리에 하나는 비몽사몽 눈을 떴다. 오후 근접전 훈련이 너무 고된 나머지 기절하듯 잠에 든 와중에도 박사의 목소리를 알아듣는 제 자신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마주보고 누워있던 박사가 상반신만 살짝 일으킨 채 하나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하나는 초점을 맞추기 위해 눈을 몇차례 깜박이며 물었다.“왜 그러세요? 어디 불편하신 거 있어...
3. Angela디바와 술을 마시고 모텔에 갔던 날, 앙겔라는 술에 취해 정확한 판단을 할 수가 없는 상태였다. 다만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외롭다고 하소연하는 디바가 한없이 안쓰러웠다. 19년 동안이나 저를 위로해주었던 디바가 실은 외롭고 쓸쓸한 삶을 살아왔다는 사실이 앙겔라의 마음을 짓눌렀다. 머리로는 18살이나 어린 아이와 이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 1. Angela보고 싶었어요, 하고 앙겔라는 중얼거렸다.목소리가 되어 나오지는 않았지만 저와 마주보고 누운 그녀, 디바는 그 말을 알아들은 듯 빙그레 미소 지었다.이게 대체 얼마만일까. 마지막으로 디바와 만난 것이 벌써 1년도 전의 일이었다. 한때는 매일같이 만날 수 있었는데. 아쉬움이 느껴졌다. 그런 앙겔라의 마음을 느낀 듯 디바가 손을 뻗어 앙겔라...
하나메르 현피 썰 (욕쟁이 프로게이머 하나 x 점잖은 초보게이머 메르시)만 19세 최연소 프로게이머인 하나는 평소 자기 이미지 때문에 대놓고 욕을 못 하니까 종종 서브 계정으로 게임을 하는데, 어느 날은 유난히 더티 플레이하는 사람들 때문에 빡이 쳐 있었어. 그런데 상대편이 핵을 쓰냐며 부모님 안부를 물어오는 거야.빡이 친 하나도 같이 패드립을 쳤지. 중간...
앙겔라는 병원 주차장 입구에 들어가기 직전 빨간불이 들어온 신호등을 보고 천천히 차를 세웠다. 운전 중에는 집중을 해야 하는데, 요새는 정말이지 정신을 차리기가 힘들었다. 집중력이 조금만 흐트러져도 아이의 말갛게 웃는 얼굴이 눈앞에 어른어른 거리곤 했다. 극도로 집중하게 되는 수술실 안에서만큼은 아이에 대해 생각한 적이 없지만, 이젠 병원을 오가는 아이 또...
“헐! 대박. 나 저거 먹고 싶어요. 저기, 저거요.”하나가 길거리에서 파는 철판 아이스크림을 보고 눈을 반짝였다. 하나는 바로 고개를 틀어 옆에서 걷고 있는 박사의 팔을 잡아 조르듯 흔들어댔다. 본부에서라면 열이면 열, 넘어가지 않는 사람이 없는 행동이었다. 그러나 별빛처럼 쏟아지는 눈빛 공격에도 박사는 끄덕도 하지 않았다.“안 돼요.”“망고 아이스크림이...
# 1-1. 유치원 편“앙기 쌤!”앳되고 높은 목소리와 함께 드르륵, 미닫이문이 열리며 눈이 동글동글한 아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노란색 원복을 입은 다섯 살배기 아이는 꼭 병아리 같이 귀여워서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웃음이 새어날 정도였다.“어서 와요, 하나 양.”앙겔라가 의자에 앉아 몸을 돌려 건넨 말에 남달리 예쁘장하게 생긴 아이가 얼굴을 빛내며 말갛게 ...
“대한민국 육군기동기갑부대 소속 대위 송하나입니다. 오늘부로 오버워치로 발령받았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너무 어려.그게 앙겔라가 아이에게 가진 첫인상이었다.아이는 씩씩하게 말하며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러 다녔다. 한 사람 한 사람 인사할 때마다 고개를 꾸벅꾸벅 숙이는 모습이 정말 앳되어 보였다. 마침내 앙겔라의 앞에 다다른 아이가 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했다...
하나는 에어컨 표시 온도를 확인했다. 24도. 분명 쾌적한 온도인데 어째서 이렇게 속이 더운 건지 알 수 없었다. 눈을 도록도록 굴려서 괜히 천장 무늬를 쳐다보았다. 깔끔한 하얀 벽지가 꼭 박사의 피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속이 더 뜨끈뜨끈해지는 느낌에 하나는 앞에 놓인 물잔을 들어 얼음을 입에 넣고 와그작와그작 씹어댔다.“하나 양, 많이 더워요? 에어...
박사가 집에 들어오지 않은 지 벌써 3일이 되었다. 일요일이라 오전 10시까지 늘어지게 잠을 잔 하나는, 일어나자마자 현관으로 가서 박사의 신발이 있는지를 살폈다. 오늘도 역시 박사의 구두는 보이지 않았다. 하나는 기운이 빠지는 것을 느끼며 부엌으로 향했다. 3일 전 강남에서 과속을 하던 트럭과 신호를 받아 직진하던 버스가 충돌하는 대형사고가 일어났다. 박...
“박사님은 손마디가 굉장히 얇네요.”그렇게 말하며 아이가 손깍지를 끼어오는 바람에 앙겔라는 흠칫 몸이 굳었다.부드럽게 감겨드는 손가락에서 느껴지는 체온이 저보다 약간 높았다. 앙겔라는 놀란 티를 내지 않으려고 애쓰며 아무렇지도 않게 대꾸했다.“그런가요?”“네, 박사님 손 볼 때마다 생각한 건데 손이 참 예쁜 것 같아요.”그리고선 아이는 양손으로 앙겔라의 왼...
* 주의 : 15세 미만 관람 불가 수위입니다 *함부로 약속하지 말걸.까맣게 물든 시야 속에서 앙겔라는 그렇게 생각하며 힘없이 숨을 몰아쉬었다. 당시에는 이렇게 될 줄 꿈에도 몰랐다. 그저 아이를 위로하기 위해 한 말이었다. 그게 이렇게 돌아올 줄 알았다면, 앙겔라는 절대로 그런 말을 입에 담지 않았을 것이다.온 몸에 힘이라곤 하나도 없는 것 같았다. 에어...
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한 기본 포스트
소장본, 굿즈 등 실물 상품을 판매하는 스토어
정기 후원을 시작하시겠습니까?
설정한 기간의 데이터를 파일로 다운로드합니다. 보고서 파일 생성에는 최대 3분이 소요됩니다.
포인트 자동 충전을 해지합니다. 해지하지 않고도 ‘자동 충전 설정 변경하기' 버튼을 눌러 포인트 자동 충전 설정을 변경할 수 있어요. 설정을 변경하고 편리한 자동 충전을 계속 이용해보세요.
중복으로 선택할 수 있어요.